고양이 레미가 도서관에 자주 놀러 오긴 했지만, 아예 거기 살았던 건 아니었다. 반면 아예 도서관에서 한 달 동안 산 동물이 있다. 그건 바로 참새.
2. 이름 모를 참새
이 참새는 2019년 10월 21일 처음 로스쿨 도서관인 랑델 홀 (Langdell Hall) 4층 열람실에 나타났다. 그 가을에 도서관에 갈 때마다 이 참새를 봤다.
창문도 안열려 있고 달리 참새가 들어올 만한 통로가 없는데, 어떻게 안에까지 들어왔는지 의문이었다. 다들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곧 나가려니 했다.
하지만 이 참새는 스스로 나가는 법을 모르는 건지, 나가고 싶지 않아서 안나가는 건지, 계속 4층 열람실에 있었다.
며칠동안 안나가는 불쌍한 참새에게 학생들은 먹을 것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참새는 갑자기 사라졌다. 아마 밖으로 나간 것이겠지, 생각했지만 일주일 후에 다시 나타났다.
예전과 같은 참새인지 아니면 새로운 참새인지 모르겠지만 - 그래서 프로필 상 개체수가 1 ~ 2 마리인 것 - , 어찌됐건 참새는 (고양이 레미와 함께) 도서관의 명물이 되었다.
참새 트위터도 생기고 (https://twitter.com/langdellbird),
할로윈 때 참새 분장을 한 이도 생기고,
"Bluebird"로 노래를 지어 부르는 이도 생겼다.
학교측에서는 학생들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어 참새에게 물과 먹이를 주지 말라고 했다. 참새를 잡아 밖으로 놔줘야 하는데, 참새가 먹이를 먹고 힘이 왕성해져서 잡히질 않았기 때문이다.
토크쇼 진행자인 세스 마이어 Seth Meyer 도 한마디 했다. 집안 배경 덕에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자녀들이 같은 학교의 하위계층 학생들을 무시하는 걸 비꼬는 내용. "End Bird Inequality." twitter.com/LateNightSeth/status/1191743222101368832
어쨌거나 참새는 (결국 물과 먹이를 못먹어서 힘이 빠져서인지) 도서관 직원에게 잡혀서 2019년 11월 16일 방생되었다.
그리고 이 참새의 흔적은 도서관의 명패와 트위터에 남게 되었다. 그의 트위터는 아직도 활발하다.
그럼 고양이 레미와 참새는 어떻게 공존했는가?
고양이 레미는 도서관 로비에서만 있었고 4층으로 올라온 적은 없는 것 같다. 반면 참새는 4층 열람실에서만 있었고 그 아래층으로 내려가진 않았다. 그래서 둘이 만난 적은 없을 것이다.
고양이 레미의 프로필은 여기 koreanlawyer-americanlawyer.tistory.com/23
그럼 참새,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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