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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이 궁금해

하버드 로스쿨의 기념품점 투어

하버드의 공식 기념품점은 The COOP (더 쿱)이다. 더 쿱 외에도 비공식적인 기념품점이나 아류가 많지만, 더 쿱에서 파는 물품이 가장 세련되고 종류도 많고 디자인도 제일 나은 것 같다. 아류라고 해서 더 싼 것도 아냐...

 

더 쿱은 하버드의 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 대학 협동조합에서 교과서도 팔고 기념품도 팔고 초코바 같은 스낵도 팔듯이, 여기에서도 의류, 교과서, 학용품, 초코바, 기념품 같은 것을 판다. 하버드와 MIT 물품을 동시에 판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하버드 멤버라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The Coop - Official MIT Harvard Apparel and Gifts

Official Harvard and MIT Bookstore. Shop Harvard and MIT Apparel, Accessories, Books and More

store.thecoop.com

 

더 쿱은 지점이 총 5군데인데, 2곳은 MIT에, 나머지 3곳은 하버드 캠퍼스에 있다. 하버드 안에서도 본점을 제외하고는 로스쿨과 비즈니스 스쿨 밖에는 지점이 없다. 하버드에서 가장 돈이 많고 기부금도 많이 벌어들이는 스쿨이 비즈니스 스쿨, 그 다음이 로스쿨이다. 아마도 기념품 수요도 스쿨 사이즈에 비례하기 때문에 여기 두 곳에만 설치한게 아닐까 싶다.  

 

케네디 스쿨, 디자인 스쿨, 아트앤사이언스 스쿨이나 메디컬 스쿨에는 지점이 없다.

 

로스쿨에서는 WCC (Wasserstein Hall) 라는 건물 최북단에 더 쿱이 있다. 로스쿨 학생들은 서로 만날 약속을 할 때 대부분 여기 앞에서 만나기로 한다. 건물 자체가 워낙 넓고 출입문도 여기 저기 많아서 뭔가 이정표가 필요한데, 더 쿱이 이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가 더 쿱 The COOP 로스쿨 점.

 

문을 열고 들어가보자. 로스쿨 교과서를 사야한다거나, 하버드 로스쿨 마크가 찍힌 학용품, 머그, 텀블러, 옷, 모자, 열쇠고리가 필요하다면 여기로 가면 된다. 

 

자, 문을 열고 들어가보면...

 

오른쪽에는 카운터와 열쇠고리 및 엽서, 정면에는 노트류와 텀블러, 왼쪽에는 의류가 있다. 저 멀리 뒷쪽에는 (안보이지만) 교과서가 있다. 누가 이런 걸 사가나 싶겠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많이 산다. 가장 인기 있는 의류부터 가까이 가서 보자. 

 

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다르다.

 

하버드 컬러는 크림슨 Crimson. 자주색에 가까운 붉은 색이다. 그래서 더 쿱에서 파는 옷도 크림슨 색이 많고, 학생들도 이 색깔 옷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런 옷이 대부분.

 

크림슨 다음으로 인기있는 옷 색깔은 회색. 로스쿨 안에서 하버드 로스쿨이라고 쓰인 크림슨 색이나 회색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은 되게 많다. 

 

회색도 예쁘네예.

 

겨울이 되면 검정 후리스도 많이들 입는데, 나도 하나 갖고 있다. 의외로 재질도 좋고 따뜻하고 물빨래도 돼서 가을·겨울에 여기저기에 막 입기 좋다. 

 

바로 이거.

 

겨울옷을 봤으니 여름옷도 구경해야겠죠? Harvard Law 라고 밖에 안쓰여 있는 겨울옷보다 좀더 재밌는 게 많다.

 

겨울옷 섹션과 교과서 섹션 중간에 여름옷이 있다. 

 

사진에 있는 악어 그려진 티셔츠에 「A litigator」 라고 쓰여진 게 보이시는가? 일종의 법조인 개그다. "A litigator 에이 리티게이터"는 '송무(소송) 변호사'란 뜻인데, "Alligator 앨리게이터 (악어)"와 발음이 비슷하니까 악어 그림을 그려넣은 것이다. 마치 변호사가 "벼농사" 짓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느낌? 

 

A litigator 티셔츠 말고 "Legally Blonde (금발이 너무해)," "Legally Brunette (흑발이 너무해)" 티셔츠도 있다. 엘 우즈가 (구)남친 따라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해서 성공적으로 졸업하는 여정을 그린 영화, 「Legally Blonde (금발이 너무해)」 에서 따온 문구다. 금발인 로스쿨생은 Legally Blonde 를, 머리가 갈색인 로스쿨생은 Legally Brunette 를 입겠지? 

 

<입학 첫날> 구남친: 네가 하버드 로스쿨에 붙었다고?(불신)   엘 우즈: 왜? 어려운 거야?(천진난만)

 

의류 다음으로 인기 있는 물품은 머그나 텀블러. 커피도 자주 마셔야 되겠고 물도 자주 마셔야 하니 실용성이 확실히 높다. 나도 하나 갖고 있는데 그립감도 좋고, 색깔도 내구성도 좋고, 입에 닿는 부분도 자연스러워서 손이 자주 간다. 

 

이건 내 것.
남들이 들고 다니는 텀블러 보니까 꽤 튼튼하고 좋아보였음.

 

봉제 인형도 있는데 누가 사는지 모르겠는 제품 중 하나.

 

귀엽기는 하다.
우리의 악어 친구 또 나오고요.

 

가방과 모자도 있다. 얘네들도 옷만큼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자주 쓰고 매고 다닌다. 

 

가방 예쁘다.

 

다음은 더 쿱에서 가장 중요한 수입원일 것 같은 교과서. 로스쿨 교과서는 한 권 당 가격이 뭐 $200 ~ $300 이고 수업을 들으려면 꼭 사야 하니까 아마 책 수입이 가장 많을 것 같다. 학기 초가 되면 교과서 섹션에 학생들이 줄을 서서 책을 산다. 

 

헐.. 방금 찾아보니까 2020년 가을학기 행정법 교과서는 $290 이네예.
여기는 부교재 섹션.

 

그 외에도 토트백, 학위장이나 사진 걸어두는 액자, 열쇠고리, 유리창에 붙이는 스티커도 있다. 모두 누가 왜 사는지 잘 모르겠는 물품들

 

캔버스 토트백
학위장 받으면 걸어두는 액자
사진 액자
열쇠고리
차 유리나 집 유리창에 붙이는 스티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로스쿨 건물 자체를 폐쇄해서, 더 쿱 The COOP 도 문을 닫았다. 이제는 온라인 판매만 하는 상태다. 아쉽게도 온라인 상품은 오프라인 상품보다 훨씬 종류가 적고 다양하지 못하다. 지점에서만 팔던 걸 이제는 온라인으로 돌려서 팔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데, 왜 그렇게 안하는지 모르겠네?

 

코로나가 종식되면 올해 2020년에 못했던 졸업식을 다시 캠퍼스에서 거행하겠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아마 다시 더 쿱에 들러서 옷 한벌 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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