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에도 족보가 있을까?(2)≫ koreanlawyer-americanlawyer.tistory.com/19 에서 계속
투돕 Toodope 말고도 하버드 로스쿨생들이 애용하는 족보 사이트로 인텔 Hlsintel 이 있다. 인텔은 로스쿨 학생회와 과학기술법학회 Journal of Law and Technology 가 합작해서 만든 자치 커뮤니티이다.
2. 인텔 Hlsintel hlsintel.com/
인텔의 특징은 내가 먼저 자료를 올려야 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내가 아웃라인이나 시험 답안 같은 것을 올리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일종의 기여를 해야 회원으로 받아주겠다는 뜻.
처음에는 바로 자료를 구할 수 없는 게 불편했지만, 한번 자료를 올리고 나니 신세계가 펼쳐졌다. 투돕 Toodope 보다 더 최신 자료가 많았다. 아마도 매년 새로 들어오는 1학년들과 LL.M들이 접속을 하기 위해 새로운 자료를 끊임없이 올리기 때문인 것 같다.
아웃라인 찾기
그럼 투돕에서 했던 것처럼 인텔에서도 한 교수님을 찍어서 아웃라인 검색을 해볼까? 현재 학장이신 딘 존 매닝 Dean John Manning 교수님 이름으로 찾아보자. 딘 매닝은 약간 셀렙병에 걸리신 분으로, 사진 찍는 것, 인터뷰 하는 것,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을 아주 즐기신다. 학생들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먼저 나서서 면담을 여시는 분...
아웃라인 검색 창에 존 매닝 성함을 치고, 업로더의 학점을 DS로 설정해봤다. 하버드 로스쿨은 A, B, C, D 학점 체계를 없앴다. 학생들이 다 훌륭한데 어떻게 학점으로 등수를 가르냐는 생각이 바탕에 있다. 대신 DS (Dean's Scholar), H (Honor), P (Pass), LP (Low Pass), 그리고 F (Fail)이 있다. A, B, C, D 체계에서는 있는 +, - 도 하버드 로스쿨엔 없다. H- 라든가 P+ 같은 것 없이 그냥 H면 H고, P면 P다.
DS는 엄청나게 높은 성적이고, H도 매우 높은 성적이다. J.D.는 1학년 때 한 학기당 H가 2개 있으면 대형 로펌에 취직할 수 있다.
학장이 되셔서 수업을 거의 안하셔서 그런지 DS를 받은 아웃라인으로는 2015년과 2011년 것만 뜬다. 여기서도 투돕 Toodope 처럼 업로더와 파일명을 익명 처리하기 때문에, 파일명이 PlacidIllustrious라든가 Old-FashionedHealthy 같이 마구 지어낸 것 같은 이름이다. DS로 검색했을 때 아웃라인이 2개 떴다면, H로 검색하면 몇 개가 나올까?
12개가 뜬다. DS보다야 H가 흔하겠지. 이름이 제일 눈에 띄는 ObtainableDepressed 파일을 열어보자. 2016년 봄 학기 Leg Reg (Legislation and Regulation) 수업에서 쓴 아웃라인이다.
매수는 35쪽으로, 이 정도면 짧은 아웃라인에 속한다. 이 업로더는 목차에 신경을 썼고, 판례이름은 이탤릭으로 표시해서 알아보기 쉽게 해놨고, 헌법 Constitution 은 약어 Ȼ 로 표현해서 시간을 아꼈던 것 같다.
시험 답안 찾기
H 받은 학생의 아웃라인을 살펴봤으니, DS 받은 학생의 실력도 보자. 시험 답안 Exam Answer 창에 딘 매닝 이름을 넣고, 학점을 DS로 설정했다. 총 7개 파일이 떴다.
7개 시험 답안 중에서 이름이 제일 맘에 드는 HoneyInteresting을 열어보자.
하버드 로스쿨은 예전부터 온라인 시험을 봐왔기 때문에, 인클래스 시험이든 테이크홈 시험이든 모든 학생들은 답안지를 온라인으로만 제출해야 하고, 시험이 끝나면 본인의 답안지를 pdf 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다. HoneyInteresting 님도 자신의 답안지를 다운 받아놓았다가 인텔에 올린 것이다.
HoneyInteresting은 2014년 봄 학기 S14 에 열린 딘 매닝 Manning 교수님의 Leg Reg 1 과목 기말시험에 대한 답안이다. 이 분은 답안지를 22장이나 썼다.
퀴즈! 이 시험은 4가지 시험 방식 중 어디에 속할까? 힌트는 "Exam Mode Closed"에 있고, 답을 푸는 방법은 ≪하버드 로스쿨에서는 시험을 어떻게 볼까?(1)≫ koreanlawyer-americanlawyer.tistory.com/17 에 있다. 답을 푸셨다면 업로더가 22장을 써낸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실 것이다.
시간표 만들기
아웃라인과 시험 답안지 말고도 인텔에서 자기 시간표를 만들 수도 있고,
섹션 정보 찾기
1학년이라면 자기가 속한 반 Section 에서 듣는 과목 정보를 한꺼번에 열람할 수도 있다. J.D. 1학년들은 전부 7개 반으로 나뉘어져서 (한 반 당 80명) 각 반 별로 학교가 정해준 시간표 대로 수업을 듣는다. 3반 Section 3 에 들어가보니 계약법 교수님이 로렌스 레시그 교수님이네. 이 수업을 포함해서 3반이 1년 동안 듣게 될 수업에 대한 정보가 인텔에 올라와 있다.
3. 아웃라인의 존재이유
그럼 학생들은 왜 자체적으로 사이트를 만들어가면서까지 아웃라인 같은 (넓은 의미의) 족보를 왜 모으고 관리할까?
미국 로스쿨에서는 다들 아웃라인을 만든다 (혹은 남의 아웃라인을 구한다). 스스로 이해를 깊이하기 위해서, 혹은 기말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로스쿨에서는 한 과목 당 숙제로 읽어가야 하는 분량이 너무너무 많다. 예를 들어 ≪하버드 로스쿨에도 족보가 있을까?(1)≫ koreanlawyer-americanlawyer.tistory.com/18 에서 소개한 노아 펠트만 교수님이 쓴 Constitutional Law 교과서 최신판인 20판은 총 1813 페이지다. 이 책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다른 교과서들도 이 정도로 두껍다.
그래서 뭐 로스쿨생의 하루는 읽는 것으로 시작해서 읽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기말시험을 앞두고 1주일 남짓한 Reading Period 안에 한 과목도 아니고 여러 과목의 교과서를 다시 다 읽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아웃라인이 필요한 것이다.
나처럼 콜드 콜 cold call - 교수님이 한 명을 찍어서 질문을 던지는 수업 방식 - 에 대비하기 위해서 남의 아웃라인을 구할 수도 있는 거고.
자, 그럼 말씀드린 세 가지 족보 데이터베이스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 도움 받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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