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버드 로스쿨이 궁금해

미국 로스쿨 LL.M. 입학하기 - 에세이 준비

토플 성적도 만들었고 추천서 초안까지 썼다면, 이제는 에세이를 쓸 차례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아주 잘 하신 것이다. LL.M. 입학서류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에세이를 써봅시다. 

 

어느 학교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에세이를 몇 부를 써야 하는지, 무슨 내용으로 써야 하는지가 달라진다. 일단 하버드와 예일은, 다른 학교들보다 내용이나 글자수 면에서 상당히 엄격하게 에세이를 요구한다. 가뜩이나 이들 학교는 마감일도 이르므로, 여기에 지원하실 분은 시간 여유를 두고 준비하시는 게 좋다. 

 

내가 지원했던 5개 학교 LL.M.에 써 내야 하는 에세이 요건을 표로 정리해보았다. 일단 복잡한 하버드 부터. 

 

1. 하버드 

출처 하버드 로스쿨 LL.M. 입학 홈페이지 FAQ
입학원서 
에세이
주제
A형)  관심분야에서의 중요한 이슈 혹은 특정 국가, 지역, 전세계가 직면한 법적 현안을 기술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론적인 토대나 법적인 분석, 법적인 전략을 제시하라. 

B형) 당신에 대해 기술하라 -  왜 하버드에서 LL.M.을 하고 싶은지와 ② 하버드에서 LL.M.을 하는 것이 어떻게 당신의 경력 및 미래 계획과 연관 되는지를 기술하라.
A형) Briefly describe either an important issue in your field of interest or a current legal problem facing a particular country, region, or the world, and then propose a theoretical framework or a legal analysis or strategy to address this issue.

B형) Please tell us something about yourself—in particular, why you wish to pursue an LL.M. degree at Harvard and how doing so connects with what you have done in the past and what you plan to do in the future.
글자수 A형과 B형을 한 문서 안에 쓰되, 전체 글자수는 1,500자가 넘어서는 안된다. 1,500자를 초과하는 내용부터는 채점자가 읽지 않는다. 각주는 출처를 인용하는 경우에 한해 글자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A형 에세이 비중이 전체 글자수의 1/2 이상 되어야 한다. 
평가요소 당신의 아이디어와 작문 능력.
수정 12/1까지 서류를 접수하고 나면, 에세이 수정본을 추후에 제출할 수는 없다. (토플 성적표는 추후 제출 가능)
작성 혼자만의 힘으로 써야 한다. 다른 사람이 써주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썼다면,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출처: 하버드 로스쿨 LL.M. 입학 홈페이지 FAQ, 첨부된 2021년 입학원서 4쪽.

Sample-2021-LLM-Application.pdf
1.12MB

 

1,500자면, 워드에서 Times New Roman 체에 싱글 스페이스로 꽉 채워서 3쪽 쯤 된다. 평가요소가 아이디어와 작문 능력이므로, 아이디어도 번뜩여야 하고 글 전체의 구조도 좋아야 하고 문장 자체도 수준 높아야 한다. 

 

 

입학원서 2쪽 상단.

 

 

예일 로스쿨이 학자(지망생)만 뽑는 것과는 달리, 하버드 로스쿨은 학계, 공직, 법원, 국제기구, NGO와 법률 사무소 출신들을 동등하게 취급한다. 따라서 하버드가 특별히 선호하는 에세이 소재는 따로 없다. 

 

2. 예일 

예일도 에세이 요건이 까다롭기로는 하버드 못지 않다. 에세이를 두 편 써야 하는 것은 공통되지만, 제한 글자수가 더 적고, 굉장히 심도있는 학문적인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출처 예일 로스쿨 LL.M. 입학 홈페이지 
에세이
주제
1,000자 이내로, ① 당신의 학문적인 연구, ② 당신의 연구 주제에 이르게 된 계기, ③ 지금까지의 연구 내용을 기술하라. 당신의 연구 아젠다를 조직하는 데 영향을 미친 특정 논문이나 책에 대해 비판적으로 논술한다면 더욱 좋다. (각주는 글자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In no more than 1000 words, please explain your scholarly research, what prompts your focus on the issues you discuss, and how you have explored them thus far. Critical discussion of specific articles or books that have influenced the formation of your research agenda is particularly welcome. (If you include footnotes, they are not counted for the purposes of the word limit.)
250자 이내로, 어떻게 LL.M. 프로그램을 통해 당신의 직업적 열정과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지를 기술하라.  In no more than 250 words, please describe how an LL.M. program would advance your professional aspirations and goals.
형식 하버드와는 달리 에세이 두 편을 각각 다른 파일로 제출한다. 

출처: 예일 로스쿨 LL.M. 입학 홈페이지

 

 

예일 로스쿨 LL.M.은 아예 대놓고 학문을 해온 사람만을 뽑기 때문에 ("[i]t is intended expressly for those committed to careers in law teaching and scholarship"; "Admission is generally open only to those committed to a career in teaching law. The LL.M. program at Yale Law School is not designed to prepare students to take the New York State Bar Examination.") 연구 아젠다를 아주 잘 써내야 한다. 

 

1,000자면 워드에서 Times New Roman 체 12 포인트에 싱글 스페이스로 두 쪽이 조금 안되고, 250자면 반 쪽 쯤 된다. 학문 아젠다이든, LL.M.의 필요성이든, 이 짧은 쪽수 안에 제대로 쓰기란 쉽지 않다. 나는 학문적인 연구를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1,000자를 채울 만한 컨텐츠가 애초부터 없었지만, 만약 컨텐츠가 마련된 분이라면 방대한 컨텐츠를 컴팩트하게 줄여서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다. 

 

3. 시카고

시카고 로스쿨에서는 그래도 에세이 주제가 비교적 자유로워서 마음이 편하다. 게다가 한 편만 쓰면 된다!

 

출처: 시카고 로스쿨 LL.M. 입학 홈페이지

 

시카고에서는 예일과는 정반대로,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환영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While we do not require professional experience as a prerequisite to admission, an overwhelming majority of our LLM students come to the program with at least some experience.; LLM students often put together course and seminar schedules that reflect certain practice specialties such as corporate/securities, intellectual property, antitrust/regulation of business or commercial transactions.).  그러므로 실무 경험이 있다면, 에세이를 쓸 때에도 그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특이하게도, 시카고는 직업적인 목표 뿐 아니라 "개인적인 (personal)" 목표에 관해서도 쓰라고 권하고 있다. 시카고 로스쿨은, 얼마나 LL.M. 커뮤니티가 작고 (정원 70-80명) 아늑하고 서로 네트워킹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공개적으로 어필한다. 그런 걸 보면, 시카고 로스쿨이 에세이에서 기대하는 "개인적인" 내용이란, 아마 LL.M.에서 다지게 될 우정과 네트워크를 발판삼아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내용이 아닐까? 

 

4. 컬럼비아

하버드, 예일, 시카고 것까지 에세이를 쓰고 나면, 이젠 나머지 학교들에서는 제발 에세이를 요구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하나 쓰는 데 너무 힘이 들기 때문에. 하지만 찾아보니까 거의 모든 학교에서 에세이를 요구하는 것 같네예... 

 

출처: 컬럼비아 로스쿨 LL.M. 입학 홈페이지

 

하버드나 예일보다는 좀더 쉬운 건지, 아님 자유주제라서 더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시카고나 컬럼비아가 공통적으로 '당신에 관한 이야기,' '레주메나 다른 서류에는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를 쓰라고 하는 걸 보면, 어쨌거나 진솔하게, 그리고 내 매력이 팡팡 드러나게 써야 할 것 같다. 

 

5. NYU

NYU가 에세이 글자수가 제일 짧다! 500자 밖에 안된다. 다른 학교도 이렇게 할 것이지...ㅜㅜ

 

출처: NYU 로스쿨 LL.M. 입학 홈페이지

 

 

500자면 워드에서 Times New Roman 체 12 포인트에 싱글 스페이스로 딱 한 쪽 조금 안된다. 글자수가 상당히 적어서 컴팩트 하게 써야 한다. 주제 자체가 하버드나 예일처럼 딱딱하지 않고, 시카고나 컬럼비아처럼 완전 자유인 것도 아니라서, 적당한 가이드 라인 아래 쓰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지원할 학교를 정하고 그 학교가 요구하는 에세이 요건을 알아봤으면, 이제는 실제로 글을 써야 한다. 에세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써 나갈지는 다음 편에 계속.

728x90